광주광역시, 중학생 45%.. "희망 직업 없어"
지난해 3~7월 진로상담 167건에 그쳐…실효성 부족
광주지역 중학생 중 절반 가량이 희망하는 직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 중 일부도 같은 상황이어서 진로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지난해 6월7일부터 7월20일까지 전국 초·중·고 학생 2만2천702명, 학부모 1만1천946명, 교원 2천800명을 대상으로 '2022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조사 결과 광주지역 학생 응답자 중 초등학생 13.8%, 중학교 45.7%, 고등학교 25.7%가 희망 직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생 42.4%, 중학생 51.0%, 고등학생 52,0%가 희망 직업이 없는 이유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이 밖에도 '강점과 약점을 몰라서', '내 관심 진로분야를 좁혀나가는 것이 힘들어서', '어떤 종류의 직업이 있는지 잘 몰라서'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최근 '희망 직업이 없다'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원인으로 공교육 내 진로교육과 상담이 활성화되지 못한 점이 꼽히고 있다. 실제 지난해 광주시교육청은 관내 초·중·고교 320교에 316명(배치율 98.7%)의 진로 전담 교사를 배치하고 있으나, 보직교사를 둔 곳이 드물고 진로교육공간도 갖춰지지 않은 학교가 많다.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시교육청 산하기관인 광주교육연구정보원은 교원, 대학 연구원 등 29명의 상담위원을 위촉해 진로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총 167건의 진로상담에 그치는 등 실효성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학생들은 조사에서 희망직업을 알게 된 경로로 가족, 대중매체, SNS 등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학교선생님이나 진로체험은 현저히 낮아 진로상담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민모임은 "지난 2019년부터 '희망 직업이 없다'는 학생들이 소폭 늘고 있는데 전통 직업 개념이 무너지고,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떤 직업이 생길지 혼란스러운 탓도 있겠지만 공교육 내 진로교육·상담이 활성화되지 못한 탓도 크다"며 "꿈이 없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행복할 수가 없다. 시교육청은 대입 진학 실적을 높이는 것에만 매몰될 게 아니라, 취업, 창업 등 다양한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을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